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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는 서울대에 지원한 학생들이 자기소개서에 많이 인용한 책이다. 처음 듣는 제목의 책으로 무언가 과학적 지식이 그득할 것으로 예상하며 책장을 펼쳤다. 과학적 개념에 근거한 세계관에 대한 책으로 무척 흥미진진했던 이 책의 작가인 제레미 리프킨을 소개하고, 줄거리와 나의 생각을 작성해 보겠다.
1. <엔트로피> 작가소개
제레미 리프킨은 1945년생으로 경제학과 국제관계학을 공부했고 현재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을 설립하여 이사장으로 재작하고 있으며 전 세계 지도층 인사들과 정부 관료들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행동주의 철학자이다. 이 책 외에도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생명권 정지학>, <바이오테크시대>를 썼으며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과학기술의 발달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서 앞으로의 경제와 사회에 대한 미래를 말해주는 책으로 <엔트로피>로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정식으로 과학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의 주장을 비판하거나 너무 비관적이라고 보는 사람 들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과 현실 비판의 높은 호소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2. 줄거리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책이 아니라 세계관에 대한 책이다. 과학의 열역학 제1법칙(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보존된다)과 제2법칙(엔트로피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중에 2법칙에 속하는 것이 엔트로피이다. 에너지는 없어지거나 생성되지 않고 이동하거나 변환된다는 제1법칙에 의하면 태양 에너지가 응축된 석탄이 불타면 빛, 열에너지로 변환된다. 이 과정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데, 여기에서 엔트로피란 우주 내 어떤 시스템이 존재하는 유용한 에너지가 무용한 형태로 바뀌는 정도를 재는 척도이다. 이에 따르면 지구상이나 우주 어디에서든지 질서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더 큰 무질서를 만들어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손상된다는 의미의 엔트로피의 예로 가만히 있어도 어질러지는 집안, 엎질러진 물을 주어 담을 수 없는 것, 석탄이 타서 재로 변화된 것 등이 있다.
저자는 물리학적 개념으로 사람들의 세계관의 변화를 주장한다. 그동안 우리가 이렇게 풍요롭게 살아가게 된 것은 역사가 일직선상으로 진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뉴턴적 세계관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로 인해 현대는 무한히 달리는 경영장이 된 것이다. 역사에서의 변화가 진보가 아닐 수도 있고 새롭게 생성된 환경이 앞선 세상보다 더 열악해질 수 도 있다고 주장한다. 더 비효율적이고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만 지금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유발하라리의 사이엔스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수렵 채집 사회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유발하라리의 생각에 대하여 제레미 리프킨은 엔트로피가 점차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상이변, 기후위기, 쓰레기 문제 등에 대하여 지구의 한계성을 논하고, 물리학적 관점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속도는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세계관과 우리가 익숙한 문화는 고 엔트로피문화인데, 그는 저 엔트로피 세계관을 주장하며 에너지 흐름을 최소화하고 형이상학을 재건하고자 한다. 물질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우리의 내적 성장을 더 중시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생태학적이고 환경론적인 내용과 연결이 된다. 발전과 번영의 신화를 버리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며 에너지 고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끝을 맺는다.
3. 리뷰
인간의 기술 발달이 무질서를 창조해낸다고 한다. 한 가지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경제학, 농업, 수송, 도시화, 군대, 교육, 보건 등 다방면에서의 예를 들어 설명해 주는 이 책 앞에 나는 왜 숙연해져야 해 했을까? 자동차로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었지만, 또 이로 인해 교외에 살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축된 것이 아니다. 병원에 가서 진단받는 병의 80%는 자연 치유되거나 병원에서도 손을 쓸 수 없는 질병이라고 하니, 모르는 것이 약이 되는 것인가? 병원에서 사용하는 항생제로 인해 좋은 균도 죽음으로써 잃게 되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단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엔트로피가 장기적으로는 늘어나는 이러한 현상들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책을 왜 읽는가? 나 자신의 성장인가? 지식을 쌓기 위해서인가? 나만의 철학을 만들기 위해서인가? 그렇다면 나의 세계관과 자아관은 무엇인가? 나의 철학은 무엇인가? 내가 읽어온 책이 나 자신의 철학을 만든다. 책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서운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니 말이다. 다양한 사상을 읽으며 나 자신의 생각을 확립한다는 것이야 말로 환상적이지 않는가? 과학적 제목에 이끌려 읽었던 책으로 인해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환상적이지 않는가?